반응형 시29 객석에 앉은 여자 - 김승희 객석에 앉은 여자 - 김승희 그녀는 늘 어딘가가 아프다네. 이런 데가 저런 데가 늘 어느 곳인가가. 아프기 때문에 삶을 열렬히 살 수가 없노라고 그녀는 늘상 자신에게 중얼거리고 있지. 지연된 꿈, 지연된 사랑 유보된 인생 이 모든 것은 아프다는 이름으로 용서되고 그녀는 아픔의 최면술을 항상 자기에게 걸고 있네. 난 아파, 난 아프기 때문에 난 너무도 아파서 그러나 그녀는 아마도 병을 기르고 있는 것만 같애. 삶을 피하기 위해서 삶을 피하는 자신을 용서해 주기 위해서 살지 못했던 삶에 대한 하나의 변명을 마련하기 위해서 꿈의 상실에 대한 알리바이를 주장하기 위해서! 그녀는 늘 어딘가가 아프다네. 이런 데가 저런 데가 늘 그저 그런 어떤 곳이. 나약함은 최고의 권력이다. -알프레드 아들러- 나약함이 자신의 .. 2020. 11. 23.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울며 다시 가는 것은 네가 꽃 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2020. 11. 19. 장마 -최옥 장마 -최옥 일년에 한 번은 실컷 울어버려야 했다 흐르지 못해 곪은 것들을 흘려보내야 했다 부질없이 붙잡고 있던 것들을 놓아버려야 했다 눅눅한 벽에서 혼자 삭아가던 못도 한 번쯤 옮겨 앉고 싶다는 생각에 젖고 꽃들은 조용히 꽃잎을 떨구어야 할 시간 울어서 무엇이 될 수 없듯이 채워서 될 것 또한 없으리 우리는 모두 일 년에 한 번씩은 실컷 울어버려야 한다 2020. 11. 19.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 정호승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 정호승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가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2020. 11. 19. 멀리서 빈다 - 나태주 멀리서 빈다 -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2020. 11. 19. 시든 장미는 자랑스럽다 - 최명숙 시든 장미는 자랑스럽다 - 최명숙 시드는 건 가벼워지는 것 가벼워지는 건 비우는 것 채운 자만이 비울 수 있고 비운 자만이 남길 수 있기에 시든 장미는 자랑스럽다 사진출처: blog.naver.com/chinpaekim/220234785400 2020. 11. 19.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2020. 11. 19. 내가 너를 - 나태주 내가 너를 - 나태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2020. 11. 19.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